누구라도 나와 같다면 애초에 마음에 싹이 나지 않도록 제초제라도..

그의 전화를 또 받아버렸다. 나는 의지박약이 분명하다. 닭대가리를 머리라고 가지고 다닌다.. 친구들과 언니들한테 자존심 챙기리라- 다짐 했는데, 어쩔 수 없다. 정리는 할건데, 아직은..아닌가 보다. 조금.. 천천히, 내 시간에 맞춰서 해야지. 김포공항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하려는데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이 웃고 있다. 지금의 나는 이것 만으로도 충분한가보다. 그가 마음을 주지 않아도, 그저 전화 통화만으로도 좋다고 헤헤헤- 그에게 잘 들어가라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고.. 3번만 볼까? 생각했다. 삼 세번이라고 하잖아-하며 합리화 시키는 내가 거기 서있다. 그가 나보고 귀엽다고 한 것에- 큰 ㅡ의미를 부여해가며 애를 쓰고 있다. 나는 어떻게라도 그와의 연을 이어가려고- 내기 하자는 문자를 보냈다 (자꾸 이기려고 하는 여자로 보일텐데, 천성이 이래서 숨길 수가 없다). 그는 무슨 내기? 했고, 나는 포켓볼이나 볼링-이라며 내가 그나마 잘 하는 종목을 말했다. 그는 본인이 못 한다고 내기 할 이유가 없다고 했고, 혹시나 못 만나게 될까봐- 그럼 니가 잘 하는 거! 라고 보내니.. 내기 이기면 뭐 받는건데? 하고 물어본다. 속으로는 손깍지-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밖으로는 영화 보여주기-라고 얘기했다. 그는 내기는 됐고ㅡ 본인이 영화를 보여줄테니, 나보고 밥을 사라고 했다. 콜! 흐지부지 약속이 없어질까봐, 약속도 바로 잡았다. 다음주 금요일, 오목교에서. 나는 순종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그가 고르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한 번도- 전 남친들이 보고싶어하는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들이 보고싶어하는 영화의 장르가 내가 좋아하는 장르와 다를 시, 친구들과 시간 보내라며(선심쓰듯) 본 적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짝사랑을 시작하며 내가 그에게 맞추면서.. 나의 과거 연인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 역지사지. 이렇게 깨닫고 배워가는 거겠지. 그는 그래도 나에게 무슨 영화가 보고픈지 물어는 봐주었고(진짜 물어만 봄..) 내가 대답하니(지극히 내 취향).. 본인은 매드맥스를 보고자 한다고 했다. 과거의 나라면, 안 갔다. 안 본다. 아니아니한다. 나는 해피엔딩과 로코 신봉자, (또는 실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킬링타임용 무비 극선호자이다. 하ㅡ 매드맥스라니.. 싫어하는 소재 범벅 세트같은거다.. 한 번만 참고 보기로 하자.. 내가 그를 바라보고 있으므로, 너그럽게 이해해 보자.. 그래봤자 2시간 안 될거야..하고, 마음을 다 잡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나의 매력에 매료되어 허우적 대길 바라고 있는데- 왠지 내가 더 허우적 거리는 것 같고, 그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 같다. 모두가 날 좋아할 수 없단 건 미리 알았지만, 그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왜 이렇게 자꾸 슬픈걸까? 매번 선톡을 보내는 것. 매번 약속 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 이 짓도 끝이 나긴 나겠지, 어떤 쪽으로든. 그의 마음에 따라.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슬픈 것이 혼자 사랑인가보다. 누군가 나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 내 마음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 그에게 흘러가는 이 마음 좀 막아주면 좋겠다.

nothing lasts forever except the real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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