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레전드 #1. 전설의 소개팅남

안녕하세요? 중요한 시험을 3개월 앞뒀지만 ....

병원에 있게 된 것도 모자라 강심장이 나오는 시간이라 병실이 소란스러워

TV를 안 보는 제가 잊지못할 오글소개팅남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사실 톡에서 진상 소개팅남or여 얘기를 들으며 엄청 웃었거든요


때는 1년전이에요

파릇파릇한 2NE1 나이에 홀로 독수공방하던 시절

알바 그만둔지 얼마 안 돼 돈은 많은데 쓸 데가 없어 삼시세끼를 피자만 시켜먹던 부르주아시절 24시간 네이트온 가동중인 저에게 아는 오빠가 소개팅을 해준다고 합니다


25살 + 키 180 + 몸 좋음 + 간지나는패션스타일 + 콧수염이 더럽지 않고 잘 어울림 + 로맨티스트 + 매너남.

콧수염은 더럽든 안 더럽든 원빈 아니면 별로라 생각했지만 추가로 진짜 사람 괜찮고 여자한테 엄청 잘하는 낭만가이라는 말에 한번 받아볼까? 싶어 콜을 외쳤죠


미쳤죠 돌았죠 이땐 몰랐죠 전 다정다감한 남자에 녹아서 받았지만 결국 속은 거였죠

콜을 외친지 10초도 안 돼서 바로 그 소개팅남에게 문자가 오더라구요

문자는 별 특이함을 발견 못했기 때문에,

다음날이 토요일이라 내일 6시까지 ㅇㅇ역에서 만나기로 초스피드 약속을 잡고 설레는 밤을 보냈어요


그리고 다음날

2시부터 시작된 진화를 무사히 끝마치고 여유있게 출발하였습니다

전 블라우스에 치마에 가디건을 입었다 말을 했고

그 분은 회색후드를 입었다고 하길래,

지하철 입구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 중 회색후드를 입은 분만 골라보며 즐거운 설렘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6시 2분에 회색후드를 입은 키 큰 남자분이 나오셨습니다

계단을 중간쯤 오르고 두리번거리다가 저와 눈이 마주치자 손을 활짝 흔들며 마저 계단을 올라오시는데,

이 분이구나 싶어 저도 손을 흔들었습니다

갈색머리, 훤칠한 키, 회색후드에 진청바지 반정도의 옆모습이 보이기에 캐쥬얼한 분이구나 했습니다

제가 눈이 나빠서 얼굴이 잘 안 보이거든요

어차피 눈이 마주쳤을 때의 정면은 잠깐이었기도 했고...

아무튼 계단을 다 올라와 정면으로 저를 보며 다가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깜짝 놀랐습니다

알고 입은 건지 모르고 입은 건지 ARMY라 적힌 회색후드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대 제대한 남자분이 군인이라 적힌 옷을 입은 건 못봤거든요... )

통이 엄청 넓은 진청바지, 끝이 뾰족한 까만구두, 십자목걸이, 5:5가르마의 신세대 예수님머리,

후드 주머니에 핸드폰과 지갑을 넣어서 주머니가 축축 처진데다가

오른손엔 까만 잠바를 들고 나오신게 아니겠어요...

콧수염은 말할 것도 없구요

콧수염 때문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정말 .. 음.. 젊어보이게 입는 35살 같았습니다

이런 패션이었습니다(바지통이 저것보다 더 큽니다 완전 통바지였어요)

사실 여기까진 크게 나쁘진 않았습니다

헤어스타일과 패션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깐요

물론 잘생긴 남자가 좋긴 하지만 사실 제 외모도 누굴 따질만한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 외모가 정말 혐오감을 주는 얼굴이 아닌 이상 성격을 먼저 봅니다

그래서 그냥 저도 활짝 웃으며 반갑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 소개팅남의 오글거림은 지금부터입니다


문자로 미리 서로의 소개를 하지 않았던지라 만나자마자 이름을 물어보더라구요

"이름이 뭐야?"

"이영미(가명)요... 오빤요?"

"철수(가명)^^"

"성은요?"


그랬더니 소개팅남..

왼손 검지와 중지만 핀 상태로 두 손가락을 붙여서 관자놀이 근처에 대고

한쪽 눈은 윙크를 하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코멘트야 아가씨^-'"

라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좀 오글거리는구나 싶어서 그냥 웃었습니다

그랬더니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조르더라구요

계속 괜찮다고 거절하니

"나 나쁜 사람으로 보면 오산이야, 아가씨~ 나 매너남이라구" 하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제 머리를 쓰담쓰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껏 머리 세팅하고 나왔는데 헝클어져서 좀 억울했지만

그래도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그냥 웃으면서 근처 있는 카페 들어갔습니다

전 커피를 못 마셔서 코코아를 시켰고 소개팅남은 커피를 시켰는데,

창가 자리에 앉아서 저를 빤히 쳐다보며 말하길,


"아가씨 커피 못 마셔? 귀여운데?"


.. 아. ...

차라리 다른 분처럼 자기자랑을 하거나 허세를 부렸으면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전 정말 여기까진 장난인줄 알았습니다

그냥 느끼한 말투로 분위기 좋게 하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진심... 정말 진지한 얼굴로,


"아가씨 이상형은 어때?"

"꼬맹이... 눈망울이 꽃사슴같아"

"꽃사슴이라 부르게 해줘"

"난 내 심장을 관통한 여자와 첫눈을 맞으며 명동에서 키스하는게 소원이야"

"지금껏 세번의 사랑을 했지만 모두 모래알처럼 손아귀를 빠져나갔어 이번만큼은 가슴에.. 가슴에..휴"

"꽃사슴 너 내 거 할래? ... 물론 지금은 농담이지만 곧 진담이 될 것 같다"

(물론 토씨 하나 안 틀리고 100% 똑같이는 말 못하지만

그때 당시 썼던 일기를 보고 쓰는 거니까 90%는 일치하다 보시면 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한번도 웃지도 않고 저렇게 말함ㅋㅋㅋㅋㅋㅋㅋㅋ

전 할말이 없어서 대답 대신 계속 어색하게 웃으며 코코아만 처마시면서

'참.. 이 남자는 시적인 남자구나.. 그래... 착한데 감수성이 풍부한 것 뿐이야

자신의 감정을 서정적인 느낌으로 표현하는 낭만시인인것 뿐이야'

끊임없이 저에게 주입시켰습니다

안 그러면 정 떨어질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코코아 때문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일어나니까,


"꽃사슴, 어디가?"

"...화장실이요^^;;"

"위험하다구... 내가 지켜줄게"

"헐 아녜요 바로 요 앞인데요 ^^;;;"

"설마 내가 정말로 가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이봐 꽃사슴 꽤 순진한데? 점점 내 마음에 들어"


?

씹고 그냥 화장실로 갔음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화장실 갔다오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분의 패션 옵션이 한층 추가 된게 아니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빈티지한 해골과 회색 징 장식이 가미된 골무같은 흰색 비니와

코 끝에 걸쳐진 동글동글한 안경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백범김구 선생님께서 환생하신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방이 없었는데 어떻게 가지고 온거냐고 물어보니까

잠바랑 같이 챙겨서 들고 왔던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리고는 구렛나룻을 매만지며


"잘 어울려 꽃사슴?"


이러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마 잘 어울린다고 할 수가 없어서


"아.. 근데 비니는 좀 아닌 것 같아요.."


이러니까


"아직 잘 모르네... 애기구나?"


아니 뭐가?

? 어?


당황스러워하니까 소개팅남이 맥주나 가볍게 한잔하러 나가자고 하더라구요

집에 가고 싶은데 .... 오랜만에 공들이고 나온 게 아까워서 맥주로 목만 축이고 빨리 가자 싶어서 ㅇㅋ

그리고 소개팅남이 계산하려하길래 잽싸게 뛰어가서 제가 계산한다 했습니다

하지만 곧죽어도 자기가 계산한다고 다음에 맛있는 거 사달라는 소개팅남......

다신 이 소개팅남을 만날 생각이 없던 제가 그냥 소개팅남 무시하고 먼저 돈을 냈습니다

소개팅남이 무슨 말을 하려는데 창피해서 먼저 카페를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 옆에서 기다리니, 소개팅남이 나와선 내내 들고 있던 잠바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그 잠바는 ..........

?????????????

아니 저게 무슨 패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것은.. 내가 학생 때 즐겨입었던 노스바막.. 그것도 13 구버전아닌가.........

이제 나오지도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저 바막은... 25살 남자가........

아니 바막 자체는 나도 가끔 입으니까 상관 없는데 바막에 구두는 ..??......................................


놀라서 그냥 옆에 있던 아무 술집이나 들어갔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공간 안에 들어가 있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맥주 500cc를 각자 시키고 앉아있는데 소개팅남이 ㅋㅋㅋㅋㅋ


"꽃사슴 , 역시 나한테 관심있지?"


?ㅋ


"아까 계산한 거...나한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거잖아... 솔직해져봐"


?ㅋ


진짜 개소리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인터넷소설 남주st 말투까진 그래도 참을 수 있었지만 저 드립은 정말 억울해서 못 참을 정도였습니다


"모르는 사이잖아요"

라고 했더니 하는 말이 더 가관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보다 자세한 걸 알고 공유하는 사이가 되고픈 건가?"

"^^; 전 하루 만나고 사귀고 그러는 거 싫어해요"


그랬더니 소개팅남이 마주앉은 테이블 위에 제쪽으로 몸을 기대며 속삭이듯이...

"꽃사슴 지금.. 더 만나자고 나 유혹하는가본데 나 쉬운 남자 아니라구"



때마침 맥주 나왔길래 그 입 다물게 할 생각으로 얼른 짠을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소개팅남이 맥주는 처마시지도 않고 자꾸 입을 열길래 소름돋아서

제가 먼저 급하게 "원래 말투가 그래요?" 라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고등학생때부터 줄곧 이런 말투를 썼대요

여자들이 특히나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왜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소개팅남이굉장히 진지한 얼굴로 자신의 생각을 오글오글 토해냅니다


"꽃사슴이 아직 애기라서 몰라요...

드라마에서 이런 말투 많이 쓰잖아 왜 그런지 알아? 진심이 담아 있기 때문이야

'난 널 사랑해' 라는 말은 가볍게 누구든지 할 수 있어

하지만 '너뿐이 나의 심장을 평생 속박할 여자야 진심을 다해 사랑해' 라는 말은 쉽게 못해

창피해서? 천만에 ^^ 저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여자를 못 만난 것 뿐이야"


(저것보다 훨씬 더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제가 그날 집에와서 일기 쓴 건 저런 식으로밖에 정리가 되어있질 않네요ㅠㅠ아깝ㅠㅠ)


차마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닌거잖아요

어차피 저와 함께할 사람도 아니고

라고 제 자신을 다독였습니다


"전 처음엔 일부러 그러시는 줄 알았어요"

"내가 친절하니까 아가씨들이 그런 오해 많이하더라고"


?


불안


"무슨 오해요?"

"크게 두가지야

자신에게 정말 반했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여자에게도 이렇게 쉽게 다정함을 속삭인다 생각하며 질투하거나..."


그리고 갑자기 제 맥주를 낚아채가며 한다는 말이 ㅋㅋㅋㅋㅋㅋ


"꽃사슴은 어떤 부류?"

ㅁㄴ아러ㅅㄴㅣㅇ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이빠져서 대답을 망설이자 소개팅남이 팔을 테이블 위로 올리더니,

presentation

손가락을 쫙 핀 상태로 하나하나 교차시키며 입술에 대고

흔들리는 동공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절 쳐다보며 개소리를 시작합니다





진심 이때 집에 갔어야했는데 ...

머리만 신세대 예수님인 이 놈은... 이런 말까진 안 하려했는데 그냥 신세대 미친자식이었습니다


"꽃사슴, 손을 잡을 때 찌릿한 전기가 흐르는 느낌을 알아?"

"아뇨"

"바로 이런 거야."


여기서 소개팅남이 제 손을 마음대로 잡았습니다

너무 놀란 난 재빨리 손을 빼고 이거 욕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 소개팅남이 불난데 부채질 하는 격으로


"미안미안 숙녀에게 무례한 짓을 했지?"

"ㅡㅡ"

"어이 용서해달라구 지금 내 기분이 어떤 줄 알아? 피카츄 백만볼트에 감염된 기분이랄까"


난데없는 피카츄 드립에 이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미친놈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손을 가볍게 주먹쥐고 각각 볼에 올려놓고 비비면서













"삐까삐까~"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구두굽으로 정수리를 박아버려ㅋㅋㅋㅋ

지딴에 애교라고 추태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저에 대한 모욕이었습니다

하지만 추태는 끝나지 않았어요


"꽃사슴은 어려서 모르겠지만, 이런 게 바로 운명이라구..."

"네?ㅡㅡ"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소개팅남이 오른쪽 손을 자기 심장 위에 올리며 설사 참는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마이 프린세스, 당신의 큐피드가 쏜 화살이 내 심장에 명중했다는 말이야"





..???

소개팅남이 자살교사의 죄책을 질 수만 있다면 당장 자살했을 겁니다


저 그때 진짜 빡쳐서 가방 들고 일어났어요

그래도 저보다 나이가 많으니 차마 뭐라 심한 말은 못한 게 지금 생각하면 한이 되네요

멍청하게 간신히 우리 안 맞는다는 말만 남기고 테이블에서 몸을 빼내려하였습니다


그러자 소개팅남이 제 손목을 있는 힘껏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써야할지 말아야할지 엄청 고민했어요

정말 자작나무 타는 냄새가 난다고 할까봐 그냥 빼려고 했는데

이 소개팅남의 진상 명장면이라 빼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아 넣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이 정말 이런 말투, 이런 행동 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믿으라고 강요는 안 할게요

하지만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에 현재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만큼은 제발 알아주세요

그 소개팅남이 제 손목을 지 쪽으로 잡아끌면서

뭐라고 했냐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가! 넌 내여자야! 아무데도 못가! 오로지 내 옆에만 있어야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자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ㅋㅋㅋ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지금 생각해도 이건 미치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진지한 얼굴로 저에게 그랬던 것 자체가 믿을 수 없어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금은 장난인 것 같은 삘도 있었는데

아니;; 진짜 이 남자는 싸이코패스 사랑이란 명목으로 절 죽일 것 같고

아 진짜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을 정도로 그 상황엔 무서웠어요


안 믿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진짜임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거 뭐지ㅋㅋ

제발 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잊고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 이야기를 믿으라고 강요는 안 할게요

하지만 진짜 이런 남자가 있다니깐요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제발 ;;; 아;;; ㅠㅠㅠㅠ

이건 생각하면 제가 괴로워요 그 남자가 오글거려야하는데 제가 괴로움

왜 하필 그 상대가 나인거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대뇌파괴



아무튼 제 손목을 잡아당기면서 저딴 헛소리하길래

처음 만난 사람에게 처음으로 정색을 하며 쳐다봤어요


"놔요ㅡㅡ"

"가지마! 가려거든 내 허락을 받아"

"아 진짜 놓으라구요ㅡㅡ 아 빨리요"


손을 막 털었는데 진짜 엄청 세게 잡고 있어서 제 손목만 아프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기분 더럽네요

거의 3분을 저렇게 승강이 한 것 같아요 (승강이 맞는 표현이에요ㅠㅠ)

놔라 , 아무데도 못 간다...

죽여버릴 수도 없고 거의 울것처럼 놓으라고 소리지르는데

그 새끼가 하는 말이


"지금 전기에 감염된 느낌이 들지 않아? 이게 바로 운명이란거야! 가지마라 넌 내곁에 있어라!"


진짜 저도 모르게 소리질렀습니다


"아 진짜 놓으라고!!!!!!!!!!! 짜증나게 아진짜죽여버려!!!!!!!!"


친구들한테 버릇적으로 죽여버려 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제가 진짜 어지간히 빡치고 짜증났나봐요

한번도 처음 본 사람한테 저렇게 말한 적이 없거든요


아무튼 손 미친듯이 털고 뛰어나왔어요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 얼빠진 표정

반쯤 정신나간 표정을 짓길래 재빨리 나왔음 ㅡㅡ


그리고 역까지 구두 신고 뛰어가서 지하철 계단 내려가는데

뒤돌면 해골비니가 따라올까봐 무서워서 뒤돌아보지도 못하고...

간신히 지하철 타고나서야 뒤를 돌아볼 수 있었어요

다행히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니,

내가 아무리 남자가 없어도 이딴 놈을 봤어야하나 싶어 서러운 눈물이 마구 나오고...

그런데 우는 와중에도 옆에 계신 분이 노스 바막을 입으셨길래 완전 소스라치게 놀러고...

그분도 깜짝 놀라길래 사과하고 재빨리 옆칸으로 옮겼네요



그런데 눈물은 오래가지 않았음

씩씩거리며 거의 울분을 토해내다가 바로 주선자 오빠한테 전화해서

미쳤냐고 지금 그 남자가 이런저런 말과 이런 행동을 했다고 쏘아붙인뒤

그런 앤줄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밥 사겠며 절 달래는 오빠의 말을 듣고 비로소 안정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내 옆에만 있어!'


아직도 귓가에 아른거리는 것 같네요...

그 이후로 다행히 그 정신나간 소개팅남의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올까봐 덜덜 떨었던 전 아주 기뻤죠


ㅋㅋㅋ..........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폭풍이 지나간지 정확히 일주일쯤 웬 낯선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자주 오길래 그때도 아무렇지도 않게 네~ 하고 받았는데...


"이제 이만하면 되지 않아? 나 밀당에 서툴러서"

"...누구세요??"

"모르는 척 하지마 , 꽃사슴"


?!?!?!?!


"귀엽네 ㅎㅎ 그런데 오빠가 못참겠어 보고싶다구"

"헐"


진심 깜짝 놀라서 헐- 이러고 전화 끊었습니다

아니 그냥 뛰어나왔는데 어떻게 밀당하느라 연락을 안 한 걸로 알 수 있는지 정말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를 그렇게 무작정 끊으니까 문자가 쇄도하더라구요

토씨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쓰겠습니다(띄어쓰기만할게요)


'꽃사슴..왜 전화 안 받아ㅋ'


'밀당은 이정도로만 하자 이런 거 안 해도 내 심장은 너만 보고있어'


'난 가벼운놈이 아니야 이제 날 믿어줄 때가 됬다구' (<-정말 됬이라고 씀)


'아가씨 일주일이면 많이 기다려줬잖아 죽도록 보고싶어 미치는줄 알았어

귀여운 짓도 여기까지야 이제 그만 stop'


'나에게 사랑이란 목숨과도 같아 내 목숨은 당신의 말 한마디에 생사가 달려있어'


'전 그대에게 촛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밝은 곳에선 존재하는지 모르지만

어두운 곳에선 존재감이 명학해지는 (<-정말 명학이라고 씀)

그런 촛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소개팅남이 진짜로 음유시인이라해도 이건 아니지싶네요


그렇게 총 여섯통의 문자를 씹으니 더이상 문자가 안 오는 줄 알고 자려는데

이번엔 장문의 문자가 왔어요


'우리.....일주일만에 헤어지는거니..

내 마지막 여자는 너라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인거니..?

제발 한번만..한번만 네 목소리를 들려줘..ㅎ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죽도록 사랑했던 여자의 목소리를 듣는 놈은 정말 행복한 놈이라 생각하니까'



진심 처음에 노코멘트야 아가씨~ 할때만큼 소름끼쳤어요


오해하고 있는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뭔가 얘기를 하면 할 수록 자신만의 망상에 빠지는 것 같아, 그리고 더이상 아무 말도 듣고 싶지도 않고, 대화를 하고 싶지도 않고, 엮이고 싶지도 않기 때문에 주선자 오빠에게 애초에 우리 관계는 아무 관계도 아니었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잠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서 문자를 보니 정확히 새벽 4시 44분에 ㅡㅡ 멀티메일이 와있더라구요

물론 소개팅남의 문자였습니다

안 쓰던 마침표까지 찍으며 절제된 오그라듦과 잘못된 맞춤법으로 진지하게

자신의 속내를 터는 그의 마지막 문자는 이러했습니다


'너 오해하지마. 내가 진실로 널 내 여자라 생각했을 것 같아?.

날 때부터 상처투성이였던 내 마음을 그렇게 쉽게 가져갈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

천만에 말씀. 착각하지마. 난. 널 단 한순간도 사랑한 적이 없어.

너 역시 지나가는 바람의 여자들 중 한명이야.

후. 미안하다. 가지고 놀아서.

하지만 진심이란 게 그렇게 쉽게 나타나는 건 아니잖아?.

억울하면 속은 너 자신을 자책하라구.

그래도 귀여운 녀석이라 생각했는데 최악이다. 넌 내가 만나본 그 어떤 여자들보다 최악이야.

바보 같고 내 말에 잘 속고.

...어쩌면 그런 모습에 흔들렸을지도 모르지.

아니. 이 말은 잊어라.

나의 현제 감정은 진실보다 술에 가까우니까-.

good luck. 내가 주는 처음이지 마지막 선물. 축복-.'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제 : 명사. 아우뻘이 되는 사람이나 남의 아우를 높여 이르는 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마 이때까지 주선자 오빠의 말이 전해지질 않았나봅니다

보자마자 일기에 옮겨적고는 소리지르며 문자함 전체를 비워버렸습니다

그 후로 다시는 소개팅남의 문자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소개팅남이 별로 친하지 않은 주선자오빠의 싸이를 파도타기로 들어가

제 사진을 본 후 물량공세를 하며 절 소개시켜달라고 졸랐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오빤 절 그깟 돈에 팔아넘겼구요...


그 사람 현재 26살입니다

혹시 주변에서 키크고 수염이 잘 어울리는 로맨티스트 남자 소개 받으라고 한다면

미리 그 남자분 성향을 파악하시고 만나시길 강추합니다

첫만남에서 왼손 검지와 중지만 펴서 붙인 채로 관자놀이에 갖다대는 남자 만나면 조심하세요

미친자식입니다



2010년도 글이니까 저 소개팅남은 지금 31살이겠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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