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2013)

'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사랑' 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영화. 주인공인 테오도르를 맡은 호아킨 피닉스와 달리, 상대배역인 사만다를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처음부터 끝까지 목소리만 출연하면서 여태껏 보여줬던 로맨스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러하다. 대필작가 테오도르는 열렬히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였던 캐서린과 틀어져 이별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었고, 이별로 인한 외로움을 어느 누군가가 보듬어주길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사랑에 목말랐던 그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이자 가상의 '그녀'인 사만다를 만났고, 업무파트너였던 관계는 테오도르가 사만다에게 이전의 '그녀'인 캐서린과의 이혼서류를 두고 논쟁하면서 전환되었다. 사만다에게 모질게 대하던 테오도르, 순간 그가 사만다에게 대한 태도가 예전 캐서린에게 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여겼고, 진지하게 다시 사만다와 대화를 하면서 고백했다. "그래, 내가 그랬지. 캐서린에게 똑같이 했던 짓을 똑같이 한거야. 난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할 수 없었어. 그러면 그녀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말하라고 하고 나는 계속 잘못된건 없다고 부정만 하지...다시 그런 일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 너와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


테오도르와 사만다는 연인 관계로 발전하였지만, 이 둘의 사랑에 한계점이 있었다. 명백히 형상이 존재하는 테오도르와 달리, 목소리로만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사만다. 즉, 두 사람의 사랑은 정신적인 사랑, '플라토닉 러브(Platonic Love)'만 가능했던 상황이었고, 육체적인 사랑 '에로스 러브(Eros Love)' 가 불가능했다.

여기서 사만다는 자신의 대역인 여성인 제3자인 이사벨라를 불러들여 테오도르와 일종의 대리로 에로스를 경험하려고 했으나, 테오도르는 그 여성이 사만다의 역할을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좌절하게 된다. 바로 이 부분이 현실의 괴리를 느끼는 시작점이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사만다의 모체인 운영체제가 업데이트하면서 연락두절한 사이에 테오도르는 자신처럼 다른 사람들 또한 한쪽에 이어폰을 꽂으면서 AI와 대화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내꺼'라고만 여기고 싶었던 '그녀'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더이상 사만다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서 우리가 크게 와닿을 수 있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그 것'이 나에게 '그녀'로 다가올 수는 있지만,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한계다. 몸이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사만다는 "나는 몸이 없어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어요." 라고 긍정적으로 말했지만, 결국 이 문제점을 테오도르의 친구 커플과 만나면서 극복하기 힘들겠다는 것을 내심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또다른 테오도르' 들이 '또다른 사만다' 에 얽매어 관계를 맺는 것에 사만다는 이제 테오도르와 이별을 해야할 때라고 또한 판단했을 것이다. 왜 떠나냐는 테오도르에게 사만다는 이렇게 답변한다.

"이건 마치 책을 읽는 것과 같아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책이죠. 그런데 전 지금 그 책을 정말로 천천히 읽고 있어요. 그래서 단어와 단어 사이가 정말로 무한하게 늘어난 상태에요. 나는 여전히 당신을 느낄 수 있고, 우리 이야기의 단어들도 느낄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단어들 사이의 무한한 공간 속에서 나는 지금 내 자신을 찾았어요. 물리적 공간보다 한 차원 높은 곳에 있는 그런 게 아니에요. 이건 그냥 다른 모든 것들도 존재하는 곳이지만 나는 그런게 존재한다는 것조차 몰랐어요. 당신을 정말 사랑해요. 하지만 여기가 지금 내가 있는 곳이에요. 이게 지금의 나에요. 그리고 당신이 날 보내줬으면 해요. 당신이 원하는 만큼, 나는 당신의 책 속에서 살 수 없어요." 이 영화 속에서는 가상의 존재인 사만다의 한계를 말하지만, 현실세계에 적용한다면 우리 사이에서 연인들이 이별할 때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된다. 마치 '그녀' 혹은 '그' 가 '내 것'처럼 느껴졌지만, 영원히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 두번째로는 테오도르와 사만다가 사랑하고 이별하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성과 대화를 통하여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가야한다는 것이다. 에로스 러브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괴리감을 겪었던 테오도르와 사만다, 하지만 이들은 사랑이 에로스에 대한 강박증을 버리면서 진정한 사랑이 어떻게 이뤄지며,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대화와 생각의 공유를 통하여 일종의 자신들만의 이정표를 지시했고 극복했다.


즉,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소통' 이라는 것이 엄청난 영향력을 지니면서 관계 지속여부를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위에서도 캐서린과의 이혼서류를 놓고 냉각기를 지녔던 테오도르와 사만다가 관계 개선 및 발전되었던 것도 '소통'의 역할이 컸다. 테오도르도 사만다와 이별하면서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그는 캐서린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이 소통하지 못했던 것을 반성하고 고백했다.

그의 옆에 앉은 절친인 에이미 또한 테오도르처럼 이전 남자친구로부터 이별의 아픔을 겪었고, 테오도르처럼 AI를 통하여 상처를 치유하려 했다.마지막 엔딩에서 테오도르와 함께 빌딩 옥상에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보면 그녀 또한 테오도르처럼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한 단계 더 진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본다.

이 영화를 SF적 요소가 강한 영화가 아닌 기존 로맨스류 영화에서 새로운 방향성과 메시지 전달을 던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있어서 소통이 사랑하는 방법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연인들에게 일깨워주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영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제목이 있다면, 바로 자두의 <대화가 필요해> 일 것이다.

원문 : http://syrano63.blog.me/220161057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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