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힘이 될까? 독이 될까?

한국 출판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장르 중 하나가 자기계발서입니다. 저는 주말에 서점을 구경하는 게 취미인데,  언젠가부터 서점 매대에는 자기계발서로 가득차 있더라고요. 요즘은 심리학이나 인문학 책이 그 인기를 나눠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베스트셀러 또한 자기계발서로 가득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자기계발서의 영향력은 아직도 어마어마 하답니다.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자기계발서는, 웃는 날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내다 지친 내게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할 수 있다고 등을 밀어주기도 합니다. 요즘은 힐링에 관한 책이나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런 책들은 삶을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되어줍니다. 저도 자기계발서에 힘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실 전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힘이 된다고 말해주는 자기계발서가 내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내게 힘을 주는 자기계발서, 왜 독이 될까요? 한 번 자기계발서로 큰 힘을 얻은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만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경우, 책만 읽을 뿐 정작 책에 나와 있는 대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책을 읽고난 당시에는 '이제부터 실천해야지!'라고 의지를 불태우지만, 그 의지는 대개 하루이틀, 길면 한 달로 끝납니다. 이미 많은 자기계발서를 섭렵한 경우,  자기계발서가 주는 자극에 익숙해져 책을 읽고 있는 딱 그 시간까지만 의지가 불타오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계발서는 정신적인 의지는 키워줄지 몰라도, 실천하는 의지를 꺾어버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한 뼘 더 성장했다고 느낍니다.  자기계발서를 쓴 저자가 직접 성공할 수 있었던 방법을 알려주고, 그 방법을 통해서 성공했기 때문이죠. 자기계발서를 읽은 본인도 언제든 실천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거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무의식적으로 그 상태에 만족한다는 것입니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이란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어 만족으로까지 넘어가게 됩니다.  물론 '난 지금 상태에 만족하고 있어'라고 직접적으로 의식하진 않습니다. 다만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아. 성장할 것 같아. '라고 생각할 뿐이죠.  또 언제든지 실천만하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게 꼭 지금 당장이 아니여도 된다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깔려있기도 합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 어떻게 만족할 수 있냐고요? 이미 성공한 사람들이 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성공을 위해 나아가는 자신을 생각하기 보다, 이미 성공한 자신을 생각해버립니다. 자기계발서로 인한 간접 경험과 미래에 대한 기대만으로 만족해 버리는 거죠. 본인이 힘들게 노력해 만족하는 것보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이미 성공한 자신을 상상하고, 기대에 부푼 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만족하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에겐 각자의 성취감 주머니가 있고, 그 성취감을 얻어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 목표를 향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에 의존하는 사람들은 책을 읽음으로써 얻은 대리 성취감으로 이미 그 주머니를 꽉 채웠기 때문에,  이미 만족해버린 그 주머니엔 빈 자리가 없습니다.  이미 충분히 만족했기 때문에 결국 꾸준히 실천할 의지가 꺾여버리고 마는 거죠. 또한 어디까지나 대리 만족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정신적인 의지마저 잊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세요. 자기계발서는 이미 한 발 앞서고 있는 사람의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것이 자기계발서이죠. 그런데, '성공해서' 자기계발서를 출판한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들은 자기계발서를 읽을 시간에 목표를 향해 자신의 두 발로 힘껏 달렸을 겁니다. 자기계발서로 힘을 얻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기계발서로 얻을 수 있는 건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말들이기도 하고,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은 사례만 다를 뿐 다 똑같은 말들만 늘어놓기 때문이죠.  또 자기계발서는 보통 빠른 호흡으로 많은 의도를 뚜렷하게 드러내기 때문에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그 책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뿐 사고하진 않는 거죠. 결국 우리가 얻는 건 허상뿐인 만족입니다. 자기계발서는 한두 권만으로 그들의 노하우를 엿보는 것에서 그치는 게 좋습니다.  그 책이 나를 성공하게 해 주지는 않습니다.  나를 성공하게 만드는 건 나 뿐이니까요. 아, 그렇다고 자기계발서는 다 나쁜 것! 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주세요. 한두 권의 자기계발서는 나에게 힘이 되죠! 몰랐던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하고, 무기력한 나를 일으켜세우기도 합니다. 이미 몇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은 저는 무기력 할 때, 자기계발서 한두 장 정도씩 읽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자기계발서에 낭비하는 시간은 줄고, 충분히 효과도 발휘합니다!  사실 제 생각이야 어떻든 무턱대고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라고는 말할 수 없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죽어가는 출판 시장을 끌어주어 미약하게나마 생명력을 불어 넣어준 것이 자기계발서이니까요! (요즘은 인문학 서적이나 심리학 서적이 꽤 팔려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에요. 소설은 판매율이 그대로지만요) 책을 사지 않던 사람들이 어느 날부터 자기계발서를 사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사 읽는 주변사람들에게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라는 말을 못해요. 출판사들이 죽으면 결국 제가 좋아하는 소설도 사라질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요. 아무도 책을 읽으려 하지 않아 책을 금지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헉슬리의 말이 머릿속을 빙빙 도는 요즘입니다. 글이 꽤 길어서 스크롤을 막 내리는 바람에, 자기계발서를 무조건 읽지 말아야지 하시는 분이 없기만을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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