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려서 터지거나 완성되거나(위플래쉬 후기)

휴가 5일을 집에서 빈둥대며 보내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후기를 적으려던 야심찬 계획은 어디론가 가고, 시간날 때 책을 보고, 이제서야 며칠전 본 영화후기를 적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오늘 제맘대로 말씀드릴 영화는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자율일까 타율일까?

유명한 위플래쉬입니다.

주인공 앤드류는 노력형 천재 드러머입니다. 물론 드럼을 좋아하기까지 합니다.

타고난 자는 노력하는 자를 못이기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이긴다고 하는데

타고난데다 노력하고 좋아하기까지 하면 어떡하나요??

암튼 최고의 학교에 입학해서 금새 최고의 밴드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부모얘기로 욕하고

무슨 얘긴지도 모르는 얘기로 다그치며 따귀를 때리고

의자를 집어던지고,

메인드러머가 되지마자 다른 경쟁자를 옆에 앉히는

플렛쳐 교수입니다

그의 마음에 들고자 쑥쓰럽게 고백한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피 !! 땀!!을 실제로 흘리는 노력

뜻하지 않은 일로 플렛쳐 교수에 의해 밴드에서 쫓겨납니다

그 후 플렛쳐 교수의 뜻밖의 제안으로 밴드에서 연주를 하게 됩니다만

그 다음 스토리는 혹 못 보신 분들도 있을테니 직접 감상하시기를 ...

우리는 영어학원, 자격증 학원, 고시학원, 문화센터에 돈을 주고 다닙니다.

심지어 집에서 외우면 될 영어단어를 굳이 돈을 내고 학원을 다니며 외웁니다

영어학원에 무엇과 우리는 돈을 교환하는 것일까요?

강사의 지식, 몇년간 학원을 운영한 덕에 터득한 시험 잘치는 노하우 등등이 있겠지만

제생각엔 일정한 시간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관리(강제), 내게 과제를 내주고 하도록 만드는 의무감(?)

즉, 돈을 주고 타율을 사는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번 주에 휴가를 보내면서 책을 5권 읽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회사에서 10권을 읽으라고 했다면 10권을 읽었겠지요.

아니면 5권을 읽고 레포트를 써야했다면, 시험을 봐야했다면,

훨씬 집중해서, 더 많이 정리하고 생각하면서 책을 보았을 겁니다.

특히 몇백페이지 되는 인문학 고전에 도전해서 실패할 때면 과연 자율로 내가 이책을 읽을 순 있을까 회의가 듭니다.

영화에서 앤드류가 두 곡을 그렇게 단기간에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계속되는 플렛쳐 교수의 프레스,타율덕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 영화에서처럼 지독한 광기어린, 비상식적인 타율이 필요한지는 별개구요)

하지만 플렛쳐 교수의 프레스의 의미를 앤드류가 알 수 있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말미에 재즈바에서 직접 플렛쳐 교수가 육성으로 알려줍니다만

앤드류가 처음 밴드에 합류한 날 심벌즈를 맞을 뻔한 음악가가 심기일전해서 최고의 음악가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고난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지요

어찌보면 이 프레스도 안전판이 있는 타율이었던 겁니다. 단순한 싸이코패스가 아니라 앤드류를 성장시키기 위한 프레스였던 거죠. 그래서 앤드류도 마음속 한 켠에 의지하는 마음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밴드 연주 씬에서 플렛쳐의 함정(?)에 관객도 앤드류도 배신감에 더욱 크게 치를 떨게 됩니다. 거기서부터는 안전판도 타율도 없어집니다.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나를 파멸시킬 작정이구나.

이 상황에서 아버지 품에 안겨 다시 평범해질지 이를 악물고 뛰어넘을지는 오롯이 앤드류 혼자만의 몫이 되고 이걸 극복했을 때 진정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게 됩니다!!

앤드류를 성장시킨 것은 플렛쳐일지 모르겠지만 완성시킨 것은 앤드류 자신인 것이죠

성취는 타율에서 시작될지 모르지만 진정한 성취는 나에게서 비롯된다. 위플래쉬 후기였습니다

P.S 이 영화에 유명한 대사는 '그 정도면 됐어' 입니다. 그런데 보기전에 이 대사를 워낙 많이 들어서인지 막상 들을 때는 별 느낌이 없더군요.

그보다 제게 꽃힌 대사는 '분해요'였습니다. I'm upset

맨 처음 밴드 연주에서 플렛쳐 교수가 앤드류에게 입으로 말하게 하는 단어입니다.

앤드류를 분하게 만들고 이를 악물게 만든 건 따귀도 고함소리도 눈물도 있겠지만 저는 이 단어를 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그것도 악에 바쳐...

내가 분한 걸 내 스스로에게도 확실히 말해줘야 한다는 것, 그래야 어설픈 자기합리화나 상황회피따위는 안 생긴다는 것. 내가 분할 때 내게도 소리내어 말해줘야겠습니다. '난 정말 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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