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에게 수사 기법을 공개하라는 의원들... 해킹 프로그램 구입 소동... 국정원을 역사찰하는 것은 아닐까?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기사원문:

http://pub.chosun.com/client/news/viw.asp?cate=C03&mcate=M1003&nNewsNumb=20150717888&nidx=17889

국정원은 정보기관이다. 정보기관이라는 것은 기밀(機密)을 다루는 곳이다. 얼마나 더 견고한 기밀성을 유지하느냐가 정보기관의 생명이자 경쟁력이다. 기밀이라는 것은 적의 정보를 적이 모르게 가져오는 것이고 이 정보를 우리가 적보다 앞서 활용함으로서 유사시 적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런 정보력이 실제 전쟁에서 얼마나 대단한 효과를 보여주었는지는 수많은 역사적 교훈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일례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알려진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암호화 기계 ‘에니그마(Enigma)’를 들 수 있다. 그레고리 엘들러(Gregory Eldler) 미 국방정보국(DIA)의 정보 분석가도 CIA의 기고문에서 "군 지휘관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때는 전쟁을 이겼다는 내용이 역사에는 반복적으로 나온다" 라는 말을 한 바 있다. 기밀을 다루는 기관을 파헤치는 한국의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마치 국정원이라는 기관을 당연하듯이 파헤치고 그들의 수사방향과 방식까지도 여론이 수사(?)를 하려고 하고 있다. 전세계 그 어떤 정보기관도 여론 때문에 그들의 임무와 수사방법을 공개한 사례는 없다. FBI(미국 연방수사국)는 지난 2007년 미국의 AP통신사 기자를 사칭해 잠재적 테러리스트를 체포한 사건이 2014년 11월에 이르러 문제가 된 적이 있다. 2007년에 사용한 FBI의 수사기법이 공개된 원인은 당시 수사에 참여한 요원이 이 수사기법을 SNS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AP 통신은 공정성과 신뢰로 구축해온 AP 통신의 가치를 FBI의 사칭으로 실추됐다고 FBI를 맹공격했다. 당시 AP 통신을 필두로 미국의 모든 언론은 마치 자신의 일처럼 FBI를 일제히 비판했다. 당시 사건에 기자는 FBI에 연락을 취해 그 내막을 알아보았다. 이에 크리스토퍼 엘런(Christopher M. Allen) FBI 공보실 담당자는 기자에게 언론의 비판에 대항하는 두 건의 내용을 보내왔다. 하나는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뉴욕타임즈(NYT)를 통해 발표한 언론에 대한 변론이고, 다른 하나는 로날드 호스코 전직 FBI 부국장의 USA Today에 보낸 기고문이다. 제임스 코미(James Comey) FBI의 국장은 오히려 “수사를 위한 위장은 필수”라고 FBI요원들을 공개적으로 두둔했다. 여기에 로날드 호스코 전직 FBI 부국장도 가세해 “뉴욕타임즈 기자들도 취재를 위한 위장을 용인해왔다”면서 언론계의 '위장수사' 질타에 정면으로 맞섰다. 결국 이 언론과 정보기관의 대결은 무승부로 끝이 났다. 당시 미국에서는 그 누구도 FBI의 수사기법과 수사방향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사람은 없었다. 단지 테러리스트 체포 사건에서 AP통신 기자를 사칭한 행위는 불법이라고만 지적했을 뿐이었다.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수사 방향과 범위가 제한된 곳은 없다.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은 심지어 독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도 도청한 사실이 밝혀져 곤욕을 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보국을 통해서 프랑스 각료의 도청을 의뢰하는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에는 NSA가 브라질의 대통령과 브라질 대통령 전용기도 도청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미 메르켈 총리 도청사건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했다. 그런데도 미국 정보국의 이러한 제한없는 수사는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국정원 직원 자살을 두고도 자살 음모론 등을 운운하면서 국정원의 수사방향과 방법이 여론을 통해 하나둘 씩 까발려질 위기에 처했다. 기밀성 유지가 최우선 가치로 운영되어야 하는 국정원이 ‘국민의 알권리’ 라는 명목아래 그 기밀이 공개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미국은 과거 스노우든 전직 CIA 직원이 기밀정보를 공개하자, 미국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미국 의회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스노우든을 질타했다. 정보를 공개한 자는 방첩법(Espionage Act) 위반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의 기밀을 공개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자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미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한 행위에는 선처가 없다는게 미국의 일관된 모습이다. 미국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스노우든에게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런 처벌을 잘 알고 있는 스노우든은 러시아로 망명했다. 그런데 한국은 해킹프로그램을 구매했다는 내용이 흘러나오자, 여야 모두 하나같이 국정원을 질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의 기밀이 유출된 것에 대해 유출 경로를 찾아내야 한다거나 국가 안보를 위해서 해킹은 당연한 수사기법의 하나라며 국정원 편에 서서 두둔하는 사람은 없다.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국회의 요구에 응하겠다는 국정원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이 '위장수사'가 도마에 올랐을 때 '위장은 수사의 기본'이라고 두둔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국가 안보를 위해 해킹은 어쩔 수 없다. 국정원의 정보는 기밀사항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답하는게 옳지 않을까. 국정원이 정보를 하나 공개할 때마다 임무의 범위와 작전은 제한적일수밖에 없다. 일례로 국정원이 "우리는 A 라는 지점을 경유해서 정보를 습득한다"고 밝힌다면, 이 내용을 버젓이 보고 있을 북한은 어떨까. 이런식으로 국정원의 수사기법을 공개한다면 국정원은 향후 공개한 방법으로는 더이상 정보를 습득할 수 없을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이미 북한은 이번에 공개된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의 정보를 바탕으로 한층 더 강력해진 해킹을 국내로 시도했다. 즉 국정원이 정보를 공개할수록 북한을 이롭게 만든다.

[FBI의 임무][CIA의 임무]

여기 어디에서도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임무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쓰여있지 않다. CIA는 심지어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한 것이며 여러 단계의 절차를 요한다'고 추상적으로만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또 대통령과 입법부의 국정운영을 보조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우리 국정원도 국회의원들에게 안보와 직결된 보고서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입법부는 자신들에게 적의 정보를 제공하여 국정운영을 보좌하는 국정원을 조사하겠다고 칼을 빼들고 있다. 이런식으로 국정원을 파헤치겠다면 우리에게 국정원이 왜 필요한 것인가. 국정원이라는 기관은 그 존립부터 투명성과는 거리가 먼 기관이다. 베일에 가려져야하고 누구도 모르게 움직이는 기관이어야 한다. 마지막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존립가치로 삼고 있는 명언으로 맺는다.

“This is my secret - Alway and Forever”

"이것이 우리의 비밀이다 - 항상 그리고 영원히"

월간조선 기자 자동차 칼럼니스트 Chosun News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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