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속에 나를 다린다

후배가 이재무의 <경쾌한 유랑>(문지, 2011)을 선물해 오랜만에 시집을 읽고 있다. 그동안 내 안에 자리잡은 속도는 시를 읽을 평안과 한가로움을 배설해 버렸다. 특별히 이재무 시인의 시들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책 중 한 편은 가랑비처럼 마음에 젖어들었다. 딱히 하는 일이 없는데도 내가 지금 가장 간절히 원하는 건 휴식이다. 습기 먹은 폐지처럼 혼곤한 날들. ===============

주름 속에 나를 다린다/이재무 일요일 밤 교복을 다린다 아들이 살아낼 일주일분의 주름 만들며 새삼 생각한다 다림질이 내 가난한 사랑이라는 것을 어제의 주름이 죽고 새로운 주름이 태어난다 아하, 주름 속에 생활의 부활이 들어 있구나 아들은 내가 달여준 주름 지우며 불량하게 살아가리라 주름은 지워지기 위하여 태어나는 것 주름을 만들어 나를 지운다

아주 천천히, 그 누군가를 잊어버릴만큼 느리게 연애소설 읽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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