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노리스는 한번 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척은 그것을 극복했다 ~ 이소룡 감독의 <맹룡과강> (1973)


감독: 이소룡

주연: 이소룡, 묘가수, 위평오, 척 노리스, 황종신, 류융, 소기린, 로버트 월, 황인식 음악: 고가휘 촬영: 니시모토 타다시 15세 관람가 / Color / 100분, 133분 (확장판) 원제: 猛龍過江



(2015, 5, 10에 완료한 리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호러 장르물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테넌트> 라는 작품이 있다. <혐오>, <악마의 씨>와 엮여 설명되는 '아파트 3부작' 중 마지막 편이기도 한데, 여기에서 이소룡과 관련된 인상적인 시퀀스가 하나 있다. 이자벨 아자니와 주연까지 맡은 로만 폴란스키가 <용쟁호투>를 보러 가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마약이 제조 되고 있는 지하 공간에서 적들을 제압하는 이소룡의 모습이 한창 비춰지고 있다. 그 때 이자벨 아자니가 이소룡의 모습을 보고 점점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그러다 결국 로만 폴란스키와 극장에서 끈적한 짓을 한다. 이 시퀀스를 처음 봤을 때 대단히 흥미로웠던 것은, 백인 여자를 달아오르게 만든 대상이 동양 남자 '이소룡' 이란 사실을 직접 보여줘서 였다. '이소룡 이전에 과연 서양에서 인지도를 높게 얻은 동양 배우가 섹시함의 대상으로까지 다가온 적이 있었던가?' 라는 것에 대해 말만 들었지, 일종의 증거랄까. 그런 걸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테넌트>가 이소룡 요절하고 3년 뒤에 개봉한 작품이었으니, '증거' 가 될만했다. 동양의 배우가 서양 여인을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전무후무한 풍경을 보면 이소룡이란 사람은 본능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매력덩어리 그 자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가 골든 하베스트 영화사에서 슈퍼스타로 비상을 하게 된 건 어쩌면 '예정'된 일이었을 것이다. *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1976년작인 <테넌트>. "이자벨 아자니가 폴란스키 허벅지 만지는 것까지 내가 봐야 되겠냐!?" 라고 생각하신다면 굳이 안 보셔도 된다. * 다만 이소룡은 슈퍼스타 였으면서 자신의 무도가로서의 사상, 그리고 영화로 표현하고 싶은 야망을 실현시켜 줄 좋은 감독을 만나지 못했다. 이를테면 미국 진출작인 <용쟁호투>의 감독인 로버트 클로즈도 그랬고, 성인배우로서의 첫 극영화 주연작인 <당산대형>, 후에 출연한 <정무문>의 감독인 나유도 그랬다. 나유 감독의 경우에는 예전에 성룡 감독의 <사제출마> 리뷰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영화 촬영에 신경쓰기 보다 경마 도박하러 가는데 바빴던 사람이었다. 물론 영화밥 먹고 살만한 특징은 갖고 있었다. 바로 주인공으로 하여금 마음 속에 응어리진 분노를 잔혹한 폭력과 절규로 표출하는 직접적이고 말초적인 감성이었다. 이것이 지지부진한 줄거리와 투박한 영화적 만듦새를 메우는 효과를 발휘하는데, 이 때문에 나유 감독의 작품도 의외로 마냥 못 만들지는 않았구나 싶은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정무문>은 특히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나유 감독의 특성이 맞아떨어져 당대 중화권 관객들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경우에 속한다. 다만 배우인 이소룡의 입장에서 두 작품은 상당히 아쉬웠을 것이다. <정무문>에서 잠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다채롭게 변장을 하는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그는 거의 상대를 향한 끊임없는 분노와 복수만을 연기했다. 흥행과는 별개로 그는 나유 감독의 스타일 안에 강제로 머물러야만 하는 측면이 있었다. 나유 감독이 이소룡은 자기가 키웠다고 떠들고 다녔던게 마냥 무리는 아니었다. 이소룡은 그 말을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역 배우 시절을 거친 잔뼈 굵은 베테랑 배우이기도 하지만, 일단 아버지인 이해천이 유명한 경극 배우였다. 나유 감독의 능력이 아니라 '피는 못 속인다' 라고 보는게 옳았을 게다. 그래서 그는 나유 감독이 마침내 차기작 시나리오를 들고 왔을 때, 거절하고 영화적 관계를 끊어버린다. (일단 나유 감독이 갖고 온 차기작의 시나리오의 퀄리티는 굉장히 후졌다고 한다.) 이소룡은 이 참에 스스로 감독일도 겸해보자는 결심을 한다. 한 김에 이탈리아 로케이션도 감행해보고. <맹룡과강>은 그렇게 만들어진 이소룡의 '도전적인' 첫 감독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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