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 현실이 되는 그 곳, <아이슬란드> #1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 월터가 배에서 내려 아이슬란드 땅을 밟는 순간 극장을 가득 채웠던 of Monsters and Men의 노래, 펼쳐지는 익숙한 풍경과 노래에 나는 괜히 울컥해서 저린 마음을 부여 잡았다. 불러도 불러도 그리울 이름, 아이슬란드.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자연, 그래서 대항해시대에서 아이슬란드를 세상의 끝으로 묘사했던 것이 아닐까. 정말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지평선. 아이슬란드의 뮤지션들은 아이슬란드를 닮았다. 비욕과 시규어로스의 나라. 사실 그래서 나는 아이슬란드를 찾았다. 아이슬란드는 어떤 나라이기에 그런 뮤지션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 신예라면 신예, 재작년쯤부터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밴드 of Monsters and Men의 Little Talks를 들으며 함께 아이슬란드로 떠나보자.

<아이슬란드의 아이들> 사진은 무려 새벽 1시에 찍은 것.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국적도, 나이도 다른 우리들은 지지 않는 매일 밤을 걸으며 말 없이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 순간, 일년 중 이맘때만 느낄 수 있는 새벽의 태양 아래 부는 바람에 스치는 나무와 잔디가 우는 소리, 풀내음들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 만으로 우리는 누구보다 가까워져 있었던 것이다.

집 한채 보이지 않는, 보이는 것이라곤 화산 하나뿐인 초원에 널어놓은 빨래를 걷으면 빨래에서 풀내음이 난다. 그게 좋아서 빨래를 걷어내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근처에 세탁소가 없다는 사실이, 매일같이 직접 빨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나중에는 어찌나 고맙던지.

우리는 매일 다른 하늘을 만났다. 매일 부는 바람이 다르고, 햇살이 다르고, 또 구름이 달랐다. 몇시인지 가늠할 수도 없는 하늘이 매일 우리를 잠 못 들게 했지만 그럼에도 항상 또렷했다.

지친 하루를 하늘이 보듬었다. 움직일 수 없을 만치 지쳤어도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

우리에게는 밤이 없었지만 또 밤이 있었다. 몸은 땅 속에, 입구는 밖을 향해 열린 이 집에서 우리는 아늑한 밤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든 전통건축을 보면 암만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이들이라도 생각이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되어 괜시리 마음이 편안해 지곤 한다.

저 문을 열고 나서면 이렇게 지붕만 있는 세상. 우리는 매일 이 곳에서 밤의 하늘을 맞았다.

매일이 다르던 하늘. 이러니 어찌 매일이 기다려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매일같이 이렇게 몸이 고된 일을 하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가 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또 매일 매일을 기다렸다. 첫번째 사진은 새벽 3시쯤, 마치 용암이 분출하는 것처럼 보여 혹시 화산이 폭발하는게 아니냐며 호들갑을 떨었더랬지.

우리가 '우리의 화산'이라고 불렀던 화산. 16년 전 폭발했던 화산이라고 한다. 잔디벽을 쌓기 위해 삽질을 하니 땅 깊이 한뼘 만한 곳에 검은 층이 보였다. 16년 전 화산 폭발의 흔적. 사실 내가 방문했을 때가 아이슬란드의 한 화산이 폭발한지 겨우 일주일이 지난 후였으니 또 10여년이 흐르면 지금의 재도 이렇게 한뼘 깊이 땅에서 흔적을 드러내겠지.

6월의 끝의 쌀쌀했던 밤을 매일같이 데워준 난로. 농촌의 딸이었던 내가 매일의 fire keeper였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 그 소리로 데워진 공기와 약간의 탄내가 아직도 코끝에 맴도네.

물론 가장 그리운 것들 중의 하나는 바로 이 식사시간. 매일같이 아이슬란드의 가정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어찌나 행복했던지, 모든 것이 (고된 일을 한 뒤여서 그랬는지) 정말이지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던 시간들.

마침 우리는 백야의 정 가운데 있었다. 일년 중 해가 가장 긴 날, 해가 지지 않는 시기. 꾹꾹 소원을 눌러쓴 종이를 태우고는 강강수월레마냥 손을 맞잡은 채로 그 주변을 빙빙 돈다. 내가 어떤 소원을 썼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렴 어때. 손을 맞잡은 채로 돌며 이루어지기를 바라던 그 순간은 아직도 따시게 남아 나를 살게 하니까.

우리의 첫번째 결과물. 혹 아이슬란드 여행 중 아이슬란드 전통 건축 박물관인 Islenski Baerinn을 방문하게 된다면 모든 돌바닥에서, 또는 천장을 지나는 보에서 우리의 노고를 기억해주길 바란다. 여섯이 달라붙어도 낑낑대며 들어야 했던 저 바위들, 꼭 맞는 바위를 찾느라 몇번을 뺐다 넣었다를 반복했던지 지금도 'very close!'라는 말을 들으면 진땀이 나네. 어쨌든 그게 아니니 다시 하라는 이야기지 않은가. 흥.

매 주말 아침이면 이 길을 따라 1시간여를 달려 수도인 레이캬빅으로 향했다. 마치 끝이 없을 것 같은 길을 달리며 떠나기도 전에 벌써 이 곳을 그리워했다. 월터가 보드를 타고 달리던 길에 매일 차를 타고 달리던 이 길이 겹쳐 울컥했다. 글을 쓰는 지금에도 나는 눈물이 나네. 눈물 좀 닦고 다시 와야겠다. 곧 2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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