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사진가 구본창

구본창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중 한 명입니다. 많은 사진학과 학생들과 사진가들의 롤 모델이기도 한 구본창 사진작가! 사진을 찍을 때 대상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사진에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작가이기에, 그의 사진은 언제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세련된 명작들이죠. 사냥꾼처럼 길에서 만나는 모든 이미지를 낚아 채는 게 행복하다는 그의 작품들을 감상해볼까요?

in the beginning:태초에

구본창 사진작가는 원래 사진 전공자가 아닙니다. 서울 고등학교 재학시절, 미대 입학의 꿈을 키웠지만, 집의 반대에 따라 연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후에 무역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대 조직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독일로 유학을 떠납니다. 6년 동안 함부르크 국립조형미술대학에서 유학한 시절은 그의 사진작가로서 능력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 됩니다. 그가 이 시간 동안 얻은 것은 사진에 대한 지식이나 기술만이 아니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을 할 수 있는 인생의 행복함에 대해 깨닫습니다. 그리고 주위에서 실력을 인정 받으며 자신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알게 됩니다.

"행복이 무엇이고 인생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 건 독일에서였어요. 정신적으로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죠. 하지만 무거운 가방, 쏟아지는 과제 때문에 몸은 늘 피곤했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지금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에요." 느지막이 시작한 공부라 남들보다 배로 집중하고 열심히 해야 했습니다. 다행이 조형과 사진, 디자인을 모두 아우른 독일에서의 수업은 날마다 신세계였고, 새로운 도전이었습니다.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사진을 강조하는 작가의 세계관이 독일에서 받은 교육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페리에 병을 찍는 과제가 있다고 해봐요. 보통은 그 병을 어떤 각도에서 어떤 조명으로 찍어야 할지 고민하겠지만, 독일의 사진 수업에서는 페리에가 일반 물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그 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 대상의 본질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요." 어떤 대상에 대해 깊이 고심하는 훈련,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보는 훈련에서 그는 군더더기를 없애는 과정이 있어야 명작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Revealed Person(탈)

1980년대 중반, 사진 매체를 통해 자신의 극히 사적이고 내면적인 의식 세계를 절제되고 섬세한 터치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그때까지 현실의 기록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사진에 익숙해 있던 한국 사진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 줬다. 표현행위의 주체인 자신과 대상으로서의 외부현실을 양립시키지 않는 그의 사진에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과 사유가 미니멀리즘의 형식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방식으로 절묘하게 포착되어 있다. 그가 만들어낸 세계는 허구처럼 보이지만, 그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상력이나 감성, 기억, 갖가지 상념이야말로 그에게는 어떤 현실보다 리얼한, 살아있는 것이다. (열화당 참조)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본창 사진작가의 <긴 오후의 미행(1985-1990)> 시리즈인데요. 서울에서 촬영 된 흑백 스냅 사진들이 주는 느낌이 묘하게 내면의 깊은 감정을 끌어당깁니다. 이 작품들은 그가 독일에서 귀국했을 때의 서울을 담고 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서울이 1988년 올림픽에 대비하여 변화하는 모습을 봤고, 그 감정을 실은 작품들을 만들었습니다. <긴 오후의 미행>시리즈는 뒤 이은 그의 작품들과 비교할 때, 마치 다른 작가가 촬영한 작품처럼 보이는데요. 하지만 활기 넘치고 번잡한 서울의 모습들이 빚어낸 정신적 공허를 통해, 구본창 사진가의 작품이 실존주의적으로 도약한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김승곤 사진평론가와의 인터뷰 내용 중 발췌

"문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한 장의 사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진가들이 고안해내는 영상어법에 관해서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

-> 저는 '사진은 이미지로 된 텍스트'라는 의견에 적극 공감하는데요.

사진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진을 읽을 필요가 있음을 정당화시켜주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리얼리티란?

일반적으로는 개인의 감각이 미치는 세계의 물리적인 현상을 말한다. 나의 경우 반드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인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과거의 기억이나 꿈, 환상과 같은 현상도 현실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이 현실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들 현재적인 지각과의 확실한 관계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지금의 멜랑콜리한 분위기가 지금의 감정을 지배하고 있거나 꿈이나 환상과 같은 가설이 작품 위에 어떤 구체적인 형태로 실현되어 있을 때, 나는 그러한 상태를 리얼리티라고 부른다.

오리지널리티?

나에게 있어서 가장 가치 있는 모험은 카메라를 둘러메고 미지의 거리를 기웃거리며 돌아다니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안쪽을 찾아 나서는 일이다. 현실세계는 어떤 사람에게는 진부하고 공허하고 싫증나는 세계다. 그곳에는 아무런 개성도 독창성도 없다. 그런 외부세계에 비해 개인의 정신 내면이나 의식의 심층세계에 대한 탐험에서 발견되는 것은 다른 아무도 경험할 수 없는 고유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사진 행위는 바로 나 자신의 공유성을 찾는 내면의 탐구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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