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 좋은시-꽃눈 내리기 좋은 날/강미정

꽃눈 내리기 좋은 날

강미정

중환자실에 누워

기억의 틈을 비집고 봄 화단에 물 준다

꽃 피는 것 못 봐서 우짜노

그 꽃 다 지뿌면 아까버서 우짜노 우짜노,

봄이 오는 그 길

굽은 모서리가 사라지며 나는 기우뚱한다

우리는 조금씩 누군가에게 기우뚱한다

기울은 마음 그대로를,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대로 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픈 허리를 밟아 주던

봄날의 마당가 온통 분홍빛 꽃잎으로 흘렀던 적이 있다

늑골이 감싸고 있던 당신의 울음소리를

묵직하게 만진 적이 있다

바람이 분다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꽃눈 내리기 좋은 날,

이렇게 마음이 추우니까 맨몸으로 꽃눈을 맞는다

바람 불면 저렇게 가고 말 걸

한 사나흘 저렇게 왔다가 갈 걸 아깝다, 아깝다

유모차에 호미아기를 태우고 가던 할머니가

굽은 허리를 펴며 꽃눈 내리는 하늘을 보고 섰다

한 사나흘이라야 봄인 것을,

넉 달 넘게 봄 화단에 물을 준다

보름달은 네 번이나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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